원리로 풀어보는 임상 사암침법

△한국 고유의 ‘사암침법’을 단순 침술이 아닌 원리로 이해하면,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사진ⓒDollarphotoclub_MarkFGD

 

오행과 경락 이름을 제대로 이해하고

인체에 적용만 해도 효과는 up↑

  

임상에서 보다 정확한 환자 치료를 위해서 침술공부를 하다 보니, 어느덧 30여 가지 넘는 침술을 접하게 됐다. 모두 훌륭하지만, 아직 그 깊이를 정확히 깨닫지 못해 실제 임상에서 사용하는 것은 7~8가지 정도다.

그 동안 공부를 해오면서 느낀 것은 테크닉에만 매달리면 수백, 수천 가지를 공부해도 끝이 없다는 점이다.

 

▲기초만 제대로 치료해도 질환 호전

임상도 마찬가지다. 우주 이치와 인체 생리를 직접 연계해 치료하면 완전치 않아도 전반적으로 풀어갈 능력이 조금씩 생긴다. 따라서 근본적인 것을 이해하고 사고하는 방법을 알면, 한의학의 깊고 오묘한 이치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한의학의 기초인 ‘음중지양(陰中之陽)’, ‘양중지음(陽中之陰)’을 인체에 적용해보자. 상체는 ‘양(陽)’으로 보기 때문에 ‘음경(陰經)’이 먼저 몸에서 발경한다. 반면 하체는 ‘음(陰)’으로 보기 때문에 ‘양경(陽經)’이 먼저 몸에서 나온다.

때문에 경락의 밸런스를 조절해 치료하는 ‘경락 침’에서는 경락의 안정적 자침을 위해 반드시 상체에서는 음경 경락을 먼저 잡아준다. 또한 하체에서는 양경 경락을 먼저 잡아 주어 인체에 안정적으로 기를 흐르게 해 주면, 대다수의 질환이 편안하게 호전된다. 

이 간단한 이치 하나로 훈침이 생기지 않고 환자가 빠르게 호전되는 느낌을 갖도록 치료하는 방법을 정립할 수 있다.

 

▲오행을 활용한 한국 고유의 ‘사암침’

한의학의 기본인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 오행 성질을 인체에 적용하면 병을 진단하는 것이 좀 더 수월해질 수 있다.

특히 오행의 성질을 이용한 사암침은 효과가 매우 우수한 한국의 고유 침법이다. 그러나 혈법만 있고 변증법이 구체적으로 설명돼 있지 않다. 때문에 침술효과에 비해 그야말로 ‘일침(一鍼)’이라는 탁월한 효과를 얻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다.

후대 임상가들은 이에 대한 자구책으로 맥의 크기를 비교하여 치료하는 ‘평침∙화침법’, 체질을 근거로 치료하는 ‘사상침’, ‘태극침’, ‘사계침’, 그리고 ‘팔체질 침’ 등을 연구해왔다.

또한 막상 사암침으로 치료하는 학파도 병증을 분별하는 방법론이 구구하여 변증법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같은 병을 보는 시각도 학파마다 다르며, 치료 경험집을 외워서 임상에 무조건 적용하려다 보니, 때로는 치료법의 좌표를 잃고서 치료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서 답답하게 생각할 수 있다.

 

▲木∙火∙土의 성질과 병증

무엇보다도 기본적인 오행의 성질을 이해하는 것이 사암도인의 생각에 좀 더 충실히 접근하는 것은 아닐까. 먼저 오행과 병증의 관계를 살펴보자.

‘목(木)의 성질’은 근육과 나무의 섬유조직이 매우 비슷하게 생긴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수분이 부족하고 바람에 뒤틀린 나무의 섬유조직이 경직되는 것처럼, 이를 인체의 병증에 적용하면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이해가 쉬워진다.

예를 들어 ‘디스크’는 디스크를 싸고 있는 인대의 약화에서 발생한다. 이는 인대에 연계된 근육의 과긴장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과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디스크 추간판 돌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나무의 성질을 이해하고 적용한 경우다.

또한 협심증을 심장병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평생 뛰어야 하는 심장근육의 과경직으로 생각해 접근하면 협심증의 통증을 빨리 제어할 수 있다. 물론 심혈관의 혈류를 개선하는 치료를 겸하면 더 빠른 호전이 있다.

머리채를 흔드는 질환인 ‘요두증’은 ‘화(火)의 성질’로 적용이 가능하다. 촛불이 탈 때에 약간 흔들리면서 타듯이 머리채가 흔들흔들하는 것도 심혈류의 불안정한 흐름과 연관되어 생각할 수 있다.

‘토(土)’는 모든 것을 다 부숙시키는 성질로, 쓰레기조차 정화시키는 능력이 있다. 따라서 식중독에 걸리면 바로 토의 중화작용을 작동시키면 된다.

 

▲金과 水의 성질과 병증

‘금(金)의 성질’은 산화되어 녹이 스는데, 특히 열이 가해지면 더 빨리 산화된다. 따라서 두발제에 부스럼 같은 것이 생기는 ‘발제창’은 쇠가 녹이 스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잇몸이 들 뜬 ‘풍치’ 치료도 하얀 이를 금(金)으로 보고 금 기운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응용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오행 중에서 빛을 통과시킬 수 있는 것이 ‘수(水)’인데, 빛이 통과되는 오관이 바로 눈이다. 물이 오래되어 뿌옇게 되듯이 정상 거리에서 시력이 뿌옇게 보이는 노안 치료에 물의 성질을 이용한다.

또한 안구의 내부에 체액이 부족해지면 기포가 형성되는데 그 기포가 떠돌아 다니는 현상이 ‘비문증’인데, 역시 수기(水氣)를 보충하여 치료하면 된다. 

머리가 어지러운 증상 역시 수기(水氣)가 부족한 상황에서 물이 찰랑거리는 증상으로 이해하자. 그러면 동씨침의 육완혈(담경의 수혈 협계)로 현훈이나 코피 등을 치료하는 것 역시 ‘수(水)의 특성’을 조절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경락 이름을 이해하라

‘수태음폐경’이란 경락 이름을 맹목적으로 외울 것이 아니라, 구성을 ‘수+태음+폐경’이라고 분해하면 ‘폐’라는 ‘금(金)의 그릇’에 ‘태음’이라는 습기가 흐르는 것으로 연상해보자. 그러면 관절이 움직이면서 발생하는 소리인 ‘염발음’을 폐경으로 다스리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즉 금기운인 뼈와 뼈 사이에 윤활유 즉 습기가 말라서 발생하는 소리다. 이 질환이 발전하면 연골마모, 관절액이 부족하여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병변에 응용할 수 있다.

‘족태음비경’과 ‘수태음폐경’은 같은 태음기운으로 연결돼, 중초의 영혈이 ‘비장의 승청작용’으로 제대로 잘 올라가야 ‘폐의 종기가 선발과 숙강’이 잘 일어날 수 있게 된다. 이 때 숙강의 작용으로 둔부와 하지의 기능을 유지하게 된다.

따라서 하지 근육 위축이 생기는 것은 영혈이 사지로 분산되도록 폐정격을 운용, ‘태연∙태백 보’라는 비주사말(脾主四末) 기능강화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의학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도 아니고, 치료 경험집을 달달 외우는 것도 아니다. 이미 선현들이 모든 것을 함축하여 정의한 것을 ‘이해하는 만큼 치료법이 눈에 보이는 것’이다. 오는 2월에 개최되는 ‘메디컬 한의 아카데미’에서는 사암침의 변증법과 선현의 지혜를 확실히 알아본다. (강의 문의 T. 213-700-4950)

오세준 원장(밝은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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