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원 원장의 사상의학으로 환자 치료하기 ⑤ 태음인 고혈압과 이명

△ 이명과 고혈압을 동반한 환자의 경우도 한의 치료로 좋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사진ⓒAdobeStock_tinnitus

 

이명은 ‘火’와 연관, 삼초경∙방광경∙담경을 중심으로 침 치료

열다한소탕으로 울체된 간기능을 풀고 태음인 폐소간대 불균형 잡아

 

이명(耳鳴)은 고혈압을 겸할 경우도 있지만 고혈압이 없이 이명만 있는 경우도 있다. 이명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로 화(火)가 문제인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이명 증상으로 생활이 불편할 수는 있지만 견디기 어려운 통증은 없기 때문에 불편함을 참으며 지내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이유에서 한의사 내지는 양의사까지 이명 치료 경험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번 호에서는 이명과 고혈압을 겸한 태음인 환자의 치험례를 함께 살펴 보겠다.

 

▲ 이명의 한의 치료

한의에서 이명의 치료는 삼초경, 방광경, 담경을 중심으로 침 치료를 한다. 세 개 경락 모두 담경처럼 목생화(木生火)로 화를 유발하는 등 화(火)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경락이다.

필자가 사암침법을 위주로 임상을 하기에 사암의 임상경험을 통해 유추해보면 이명 증상은 이명과 이롱(耳聾)으로 대별하고 증상별로 치료 혈위를 각각 구분했다.

이명의 경우는 양증(陽症)으로 이롱은 음증(陰症)으로 각각 구분할 수 있다. 『사암도인침구요결』 제35장 이병문(耳病門)을 보면 각 증상의 침 치료 시 이명의 경우, 상양 통곡 보/태백, 태계 사했고 이롱은 경거, 부류 보/ 지구, 양보를 사했다.

이명의 치료혈 조합을 해석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방광수를 보완하였을 뿐 이렇다 할 해석은 없다. 

이는 이명이 양증이고 귀는 신(腎)의 개규(開竅)이기 때문에 양(陽水)인 방광경을 양금의 금혈인 상양과 양수의 금혈인 통곡을 보한다. 이를 통해 결국 양수 즉 방광수를 돕는 동시에 수를 극하는 음토의 토혈인 태백과 음수의 토혈인 태계를 각각 사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다시 방광수를 돕는 방법으로 혈자리를 구성했다. 양토를 사하지 않고 음토를 사한 것은 근본을 사한 것이라 이해한다. 

이는 이명의 원인이 화이므로 수를 보완해 화를 억제 또는 극하는 방법으로 치료한 것이다.

 

▲ 이명+고혈압 환자 증상

고혈압 증세를 가지고 있으나 이명이 수반하는 경우 많은 한의사들이 고혈압과 이명을 각각 분리해 치료코자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의학적으로 두 증세는 원인이 같지만 다른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사상의학적으로 태음인의 고혈압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고혈압은 태음인의 리증(裏證)인 간수열이열병(太陰人肝受熱裡熱病), 간조열증(肝燥熱證)이 근본이다. 소위 본태성 고혈압으로 알려져 있다. 즉 태생적이라는 말이다.

최근 태음인으로 고혈압과 이명증상을 호소하는 케이스가 있어 소개한다. 환자 연령은 84세, 전형적인 태음인이다. 고혈압이 있어 고혈압 약을 20년간 복용했으며 이명을 느낀 것은 약 10년이 넘었다.

처음 환자를 만났을 때 환자의 안색은 넉넉히 반주를 한 듯 불그스레했다. 환자를 눕혀 진단해 보니 오른쪽 다리가 왼쪽보다 5/8인치정도(약 1.5cm) 짧았다. 

혈압이 최근 들어 기복이 심하고 혈압은 180/100정도로 상당히 높았으며 수면에 문제가 있고 소변을 잦게 본다고 했다. 대변은 생각보다 별문제 없었다. 소화기능은 왕성하고 목소리는 우렁찬 상태였다.

보통은 불그스레한 안색을 보면 신색이 좋아 보이고 활기차 보인다고 생각하지만 이 환자의 안색은 사실 언제 응급실로 실려 갈지 모르는 상태의 안색이다. 

일반적으로 건강하면서 아무런 약도 먹고 있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안색은 별 문제 없는 색이지만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안색은 창백한 것이 건강하다고 봐야 한다. 특히 연세가 많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 열다한소탕 처방 및 침 치료

치료에 들어가며 이명에 초점을 둘 수 없고 고혈압의 태음인 리병 간조열에 상시 사용할 수 있는 열다한소탕을 처방했다. 

열다한소탕(갈근, 황금, 고본, 나복자, 길경, 승마, 백지)은 울체된 간기능을 풀어주고 울체된 열을 강하시켜 태음인의 폐소간대의 불균형을 잡아준다. 

또 폐기능이 간조증상로부터 이완되게 함으로써 우측다리가 짧은 것이 원상회복되고 거칠었던 피부와 안색이 안정됐으며 혈압이 안정 됐다. 순행이 원만해지면서 대소변이 정상화되고 팽만한 복부 압력이 이완되며 따라서 치료전보다 환자가 복부에 편한 느낌을 가지게 됐다.

침치는 폐정격(태연, 태백 보/소부, 어제 사)에 중봉을 보했다. 침치 즉시 우측에 느꼈던 이명이 약 30% 정도 감소했다고 환자가 말했다.

폐정격은 태음인의 근본적으로 부족한 폐기를 도와준 것이고 폐정격의 기본은 금경의 금혈인 경거를 보강한 것이다. 경거가 보강되면 금극목에 의해 간의 울체를 일부 해소하며 경거가 보완되면 목경의 금혈인 중봉이 보완되기 때문에 간의 울체가 보완된다.

 

▲ 폐 기능과 이명

사암선생이 제시한 이명 치료의 혈 자리와 필자가 사용한 폐정격은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가.

사암침은 오행침법이다. 체질의 구분이 없다. 사암침에서 방광경을 보완한 것과 본인이 사용한 폐경을 보완한 것은 폐와 방광의 상통 관계를 이용한 것이다. 

태음인의 약점이 폐 기능이 쉽게 저하되기 쉬운 상태에서 방광경의 기능이 저하되기 쉬운 조건을 갖추고 있는 체질이기에 이 같은 변형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사상의학적으로 보면 귀는 폐의 당여(黨與)이기 때문에 태음인의 약한 폐 기능을 폐정격으로 도와 폐의 당여인 귀의 문제를 치료한 것이라 설명할 수도 있다.

발침 시 환자가 이명에 대해 예민했기에 이명의 상태를 다시 확인한 결과, 좌측은 별 변화가 없고 우측은 큰 폭으로 치료효과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한 의문이 들어 폐와 방광이 상통이라는 가정을 기본으로 좌측은 폐-방광의 상통을 치료한 것이 부족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상통 관계를 사용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오행에서 좌간우폐라는 임상적 경험이론을 토대로 우측은 폐를 기준으로 방광과 상통했으니 좌측은 심과 상통하는 담경을 선택, 이에 담승격을 이용했다. 

결과적으로 좌측이 우측보다 더 증상이 호전됐다. 결국 원인은 사상의학적으로 리증에 해당하는 간조열증에 의한 고혈압이고 이명은 화의 원인이 있지만 그 화도 좌우를 구분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필자가 얻은 다른 경험은 귀가 신의 개규로 돼 있고 또 귀는 외부와 소통하는 관계로 상통의 개념을 적용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상합의 관계를 적용하는 것이 옳은 지식이 아닌가 생각한다.

두 번째 방문했을 때 좌측은 담정격, 우측은 방광경을 사용했다. 역시 효과는 기대만큼은 적지만 이전보다 전반적으로 60% 정도 증상이 감소했다. 

물론 약을 복용하며 일주에 2번 침치한 결과이다. 만일 태음인 환자로 고혈압 없이 표병증세로 이명이 왔다면 조위승청탕을 선택했을 것이다.

윤동원 교수(가야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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