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홍 원장의 인체부위별 통증 매뉴얼 (31) 변비 (便祕, constipation)

△ 한의학에서 변비는 그 증상과 원인에 따라 분류되며 개개인에 맞춰 치료를 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사진ⓒDollarphotoclub_7activestudio

 

음증-무력성∙양증-경련성 변비로 분류, 사상체질적으로 나눌 수도

원인에 따라 갈근탕, 오령산 등 한약+증상 따라 침 치료하면 효과 좋아

 

흔히 ‘삼쾌(三快)’로 불리는 쾌식(快食), 쾌면(快眠), 쾌변(快便)은 예로부터 무병장수의 기본이다. 이 가운데 쾌변의 문제가 해결이 안되면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먹고 자는 것도 함께 힘들어진다. 이번 호에서는 변비의 기전과 함께 치료법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 변비의 정의

대변은 음식물이 위에서 십이지장, 소장에서 대장을 거치면서 만들어지고 직장에서 항문을 통해 배설된다. 이 소화기관을 둘러싸는 장의 근육이 잘 움직여야 대변이 잘 배출된다.

물론 섭취하는 음식 종류나 양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하루에 200g정도의 대변이 규칙적으로 나오는 것이 정상이다. 경우에 따라서 3~4일에 한번 정도 대변을 보지만 본인이 느끼기에 불편하지 않다면 정상이다.

만약 배변 활동이 원활하지 않아서 3~4일에 한 번 배변하는 것도 힘들거나 대변을 봐도 잔변감이 있고 대변이 딱딱해서 잘 안 나오거나 힘을 지나치게 많이 줘야 한다면 변비로 볼 수 있다.

 

▲ 한의학에서의 ‘변비’

한의학에서는 음식이 체내에 들어가면 먼저 위장에서 소화되고 소장에 흡수된 후 맑은 기운과 탁한 기운으로 구별한다. 이 중 맑고 가벼운 기운은 영양물질로 비장(脾臟)을 통해 전신을 운행하여 각 조직, 기관에 공급된다.

반면에 탁한 기운은 음식물이 소화되고 남은 찌꺼기로 대장이 수분을 흡수하면 대변이 되는데 이 과정에서 음주, 과식, 기름진 음식 등으로 위장에 열이 쌓이거나 정서적인 긴장, 스트레스 혹은 오래 앉거나 누워서 기(氣)의 운행에 장애가 생기거나 큰 수술이나 산후, 고령 등으로 기혈(氣血)과 진액(津液)이 부족하면 변비가 생긴다.

변비는 음과 양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하나는 장의 운동이 너무 적어서 생기는 무력성이고 또 하나는 이와 반대로 장의 운동이 너무 지나쳐서 생기는 경련성이다.

무력성 변비는 음증이고 경련성 변비는 양증이다. 이것은 무열성(無熱性)변비와 다열성(多熱性) 변비로도 구별할 수 있다.

다열성 변비는 몸에 열이 많으므로 땀과 호흡이 다량의 수분을 배출(해열작용)하기 때문에 장이 수분을 보충하려고 흡수하므로 대변이 건조해져서 변비가 된다.

무열성 변비는 장의 유동 운동이 느려져서 장을 거쳐가는 내용의 운반이 늦어지는 것이 원인이 된다. 이때는 수분의 섭취를 적게 하고 흡수된 수분은 소변으로 많이 배설이 된다.

 

▲ 변비의 사상체질적 분류

한방에서 변비는 체질로 분류해 보면 보다 원인이 분명해진다.

소음인 중에서 변비가 아니면서 예사로 대변을 매일 보지 않는 사람이 더러 있는데 어떤 사람은 불편 없이 1주일이상 대변을 보지 않기도 한다. 이 경우는 체질적인 특성이므로 치료대상이 아니다.

주위사람들의 객관적인 이야기를 듣고 본인이 큰 병인 줄 잘못 알고 매일 아침 공복에 냉수나 찬 우유를 마시는 경우를 보는데 장기간 계속하면 대변은 매일 보게 되나 냉증이 생기고 위장이 나빠져 치료하러 오는 경우가 있다. 

속에 열이 많은 소양인 변비에는 아침 공복의 냉수나 찬 우유가 도움이 된다. 소음인을 제외한 여타 체질이 대변을 매일 보지 않는다면 곧 변비가 될 징조이므로 불편하지 않더라도 매일 대변을 보도록 노력해야 한다.

소음인, 소양인, 태양인은 섬유질이 많은 녹황색 채소가 도움이 되지만 태음인은 주의해야 한다. 야채를 많이 먹는데도 변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람은 거의 태음인이다.

장이 여타체질보다 비교적 짧기 때문에 반드시 육식을 곁들이면서 뿌리 채소의 섬유질을 섭취해야 도움이 된다. 육식은 전혀 하지 않고 녹황색 채소만 먹는다면 변비가 더욱 심해지고 다른 병이 생기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한다.

태음인 변비환자 중에서 물을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이 경우는 대장내의 수분이 부족한 것이므로 1일 3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변비가 해소된다. 복부마사지와 복부지압이 도움되고 규칙적인 운동도 변비에 유익하다.

변비에 먹는 대부분의 약은 일시적인 것으로 약을 중단하면 다시 변비가 심해지고 오래 복용하면 장 폐색과 장 무력 등 부작용도 생길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의하여 특별한 경우 외에는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인터넷 등에서 추천하는 동규자차는 소양인에게는 부작용이 없고 변비가 없어지나 소음인은 복통설사를 유발하며, 태음인 변비는 덜하나 끊으면 더욱 심해지고 장복하면 피로하고 기운이 없어지므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 변비 환자들의 습관 만들기
변비 환자들은 첫째 매일 변을 봐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버려야 한다. 배변 횟수는 일주일에 3회 이상이면 정상이다. 많은 변비 환자들은 매일 변을 봐야 한다는 생각에 하루만 거르더라도 변비 약을 찾게 되고 그것이 변비를 더욱 악화시키는 주범이 된다. 

둘째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화장실을 가도록 하고 그 사이에 배변 욕구가 생기면 참지 말고 바로 화장실에 가는 것이 좋다.

또한 화장실에서 있는 시간은 5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자신이 생각하는 최대한의 힘에서 반 정도만 힘을 주는 것이다. 과도한 힘을 주는 것은 잘못된 배변 습관의 원인이 된다.

마지막으로 적절한 음식과 고섬유식, 충분한 수분을 섭취한다. 고섬유식은 가장 자연스럽고 저렴하게 변비 치료의 효과를 볼 수 있다.

 

▲ 한의 치료법

변비에 대한 한약으로는 그 원인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병의 초기에는 오한과 열, 설사 등의 증세가 있고 맥이 둔하고 빈맥일 때 갈근탕을 쓰면 이급후증도 낫고 몸이 좋아진다. 

병의 초기에 목이 마르고 메스껍고 구토 증세가 있으며 물 같은 설사를 하고 입맛이 없고 오줌량이 적을 때는 오령산을 쓴다. 오령산은 수유기와 유치원 시기의 어린이로서 젖을 토하거나 열이 나고 설사를 할 때에도 효과가 있다. 

위령탕은 목이 마르고 물을 쏟는 것과 같은 심한 설사를 하며 오줌량이 적고 배아픔과 구토를 동반하는 환자로서 배가 불어나고 가스가 많이 차는 경우에 쓴다. 
사역탕은 급성토사증에 의하여 많은 양의 수분이 갑자기 빠져나가며 고열이 있고 오줌량이 적어지며 맥은 미약하고 중독 증상이 나타날 때에 쓰는데 배는 아프고 경련이 일어나며 손발이 차고 힘살경련을 일으키는 때도 좋다. 
평소에 위가 약한 어린이에게서 볼 수 있는 물을 쏟는 듯한 설사나 구토와 열이 있는 경우에는 전시백출산을 쓴다. 

곽향정기산은 여름에 차게 자거나 찬 음식을 먹고 구토와 설사, 배아픔 등이 일어날 때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증상에 맞게 곡지, 전중, 족삼리, 천추, 합곡, 대횡, 신문, 복결, 지구, 대장수, 공최, 족삼리, 삼음교, 태백, 중완, 조해, 기해 등에 침구 치료를 시행한다.
 

▲ 장염

최근 변비 외에 장염으로 한의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장염은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식중독에 의하지만 장점막에 세균이 감염되면 장점막을 자극하여 배가 아프고 구토를 일으킨다.

이러한 증세는 위염에서도 생기지만 장염의 특징은 설사와 열이 난다. 항생제로 세균을 죽이면 설사는 멎지만 지나치면 인체에 유용한 장내 세균까지 다 없애버리게 된다.

그러면 균 교대증이 생길 수 있고 곰팡이 같은 것이 번식하게 되므로 위험할 수 있다. 곰팡이는 세균을 없애는 것보다 훨씬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잠 잘 때 배가 차면 일종의 기능 장애를 일으키며 장염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급성으로 오는 장염은 설사가 주 증상이지만 때로는 설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배앓이, 복부 팽만감, 불쾌감 등을 동반하며, 변을 자주 보고 싶고 설사를 해도 시원하지 않고 위가 무직하고 이급후증(대변을 자주 보게 되고 본 후에는 항문의 가장자리와 아랫배가 아픈 병)이 나타난다.

때때로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으며 며칠 사이에 심하게 쇠약해지고 어린이나 노약자는 중증에 빠질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급성 장염은 걸린 후에 치료하는 것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 요즘 같이 뜨거운 날씨에 변하기 쉽고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고기, 스시, 순대 등은 신선한 것을 확인하고 먹어야 하며 썩기 쉬운 식료품은 특히 주의하여야 한다. 냉장고를 지나치게 믿는 것은 식중독, 장염의 원인이다.

윤재홍 교수(남가주 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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