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수치만 갖고 따지지 말라

중요한 것은 ‘기준 수치’ 아닌

현재 자신의 몸 상태

 

그리스 신화에 ‘프로크루스테스’란 악당이 나온다. 이 악당은 지나는 길손마다 잡아들여 자기가 만든 쇠 침대에 눕혔다. 악당은 길손의 키가 침대 길이보다 짧으면 다리를 잡아 늘렸다. 반면 키가 침대보다 길면, 침대 길이에 맞추어 잘라냈다.

침대 길이와 같은 키를 가진 사람도 무사하지 못했다. 그 침대는 길이 조절 장치가 있어서 길손의 키와 항상 다르게 조절할 수 있었다. 때문에 이 악당의 손에 잡히면 누구도 살아남지 못했다. 이 악당은 결국 ‘테세우스’란 아테네의 영웅에 의해 끝이 나게 되는데, 자신이 저질렀던 대로 쇠 침대에 누워 죽었다. 

이 신화에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란 말이 나왔다. 하나의 기준으로, 모든 것을 재려는 것은 독선일수 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이 얘기를 건강에 관한 여러 가지 기준들에 비추어보자. 건강한 성인의 혈압은 120/80mgh라고 알려져 있다. 공복 시의 혈당치도 110mg/dL이하여야 하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는 적어도 200mg/dL 이하여야 정상이라고 의학계는 판단한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일률적 기준이 누구에게나 적용된다고 말할 수 없다. 남녀노소가 다르고 타고난 신체조건도 다르며 생활환경이 다르다. 때문에 이 기준을 누구에게나 엄격히 적용하면 ‘프로크루스테스 침대’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물론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병리적인 상태로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반면 그렇지 않고 건강하며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면, 약간의 변위는 정상으로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일단 혈액검사 결과가 정상기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의사가 약을 처방하고 환자는 열심히 복용한다. 수치가 정상이 아니라는 의사의 말에, 환자는 당연히 약 처방을 원한다.

의사 입장에서는 처방을 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처방전을 건네준다. 이걸 들고 약국에 가서 약을 사든 말든 책임지지 않는다. 하지만 단순 기준을 조금 벗어났다고 해서 약을 복용할 경우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은 때로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다.      

김경환 교수(남가주 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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