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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March 29, 2024

김영일 교수의 『상한론』 ② 육경병의 개합추와 경락

△ 인체의 경기가 출입하는 주요기전은 ‘개합추 이론’으로 풀이할 수 있다. 사진©Dollarphotoclub_robynt

 

장부는 육경의 기초∙경락은 육경의 의거

기화는 육경의 공능, 이는 개합추로 개괄

 

“육경기화공능은 인체가 작용을 발휘하는 기본운동규율이며 경기(經氣)가 출입하는 주요기전이다. 옛 사람들은 이 기전을 개(開), 합(闔), 추(樞)로 개괄했다∙∙∙12경맥을 합해 6이 되고, 이 육경에 여섯 노선이 있고, 경(經)에 락(絡)이 있으며, 기(氣)중에 혈(血)이 있다. 경락기혈은 이 노선을 따라 순행하며 전신으로 산포(散布)하는데, 이것이 바로 경기가 출입하는 기전이다. 요컨대 장부는 육경의 기초요, 경락은 육경의 의거이며, 기화(氣化)는 육경의 공능이다. 『상한이법석(傷寒理法析), 장빈(張斌)” 

 

▲ 개합추의 의미

장부경락의 기혈은 개합추 기화공능을 통해 삼음삼양(육경)으로 펼쳐진다. 육경을 개합추(開闔樞)이론과 결합해 설명하는 것은 『영추 근결(根結)』편에서 “태양은 개, 양명은 합, 소양은 추이며, 태음은 개, 궐음은 합, 소음은 추”라고 처음 소개한다.

이는 음양의 승강출입과정을 문(門)의 부품명칭으로 비유해 삼음삼양의 기기변화를 설명한 것이다. ‘개’는 원래 ‘관(關)’으로 문고리를 뜻하며, 그 변동은 ‘열림(開)’이다. ‘합’은 ‘문짝을 가리키며 그 변동은 ‘닫힘(閉)’이다. ‘추’는 ‘문축 지도리’를 말하며 그 변동은 ‘전동(轉)’이다.

근결이론에서 십이경맥은 경기가 시작하는 근원처 근부(根部; 사지말단의 정혈), 경기가 귀결되는 결부(結部; 근부에서 일어난 경기가 두면頭面, 흉胸, 복腹의 기관이나 장부로 모이는 곳)사이에서 개, 합, 추라는 상이한 공능이 작용한다. 

십이경맥의 경기는 사지말단에서 나와 점차로 깊어지며 두면과 구체(軀体)의 내장으로 들어가면서 삼음삼양의 개합추작용으로 인체의 기가 승강출입 혹은 개방과 취합 운동이 전개된다.

 

▲ 태양과 태음

태양은 삼양의 문을 여는 개기(開機)이며, 양문(陽門)을 개방하여 양기를 체표(表)로 펼쳐 나가게 한다. 자연계에서 양기 생발 시기는 봄이다. 양명은 삼양의 문을 닫는 합기(闔機)로, 양기를 수납하여 내장(裏)으로 들어가게 한다. 자연계에서 양기수렴은 바로 가을의 시작이다. 소양은 그 사이를 왕래하며, 문이 열리고 닫힘을 주관하는 지도리(樞) 작용을 한다. 즉 표리출입의 전동 역할을 담당한다.

태음은 삼음의 문을 여는 개기 작용을 통해 음정을 수포하며 내부를 양육한다. 궐음은 삼음의 문을 닫는 합기 작용으로 음정을 취합하고 수장된 양과 소통하는데, 이는 태양이 양문을 열어 궐음을 도와야 가능하다. 소음은 그 사이에서 추의 작용을 일으키고, 음정과 양기를 전수하면서 (삼음)내외와 (수족소음)상하를 왕래한다.

명대 吳崑(오곤)도 이와 유사한 관점을 제기하였다.“태음은 중초에 처하고 음기를 부포(敷布)하는데 이를 ‘개’라고 한다. 궐음은 음의 끝, 즉 절음(絶陰)을 수납하며 ‘합’이라 부른다. 족소음 신의 정기가 충만하면 비는 비로소 개기 공용을 수행하고, 간은 비로소 합기를 수행한다. 만약 신기가 불충분하면 개합 공능이 실조되는데, 소음이 삼음의 추축(樞軸)이기 때문이다. 『내경소문오주(内經素問吴注)』

개합추 관련 내용은 『소문 음양이합론』에도 보인다. 오곤(吳崑)은 “여기서의 음양은 경맥 음양이다. 양은 표가 되고, 음은 리가 되니, 표리로 나눠짐을 리(離)라 하고, 일음일양이 서로 짝이 됨을 합이라 한다. 또한 상이함은 리가 되고,통일됨은 합”이라고 했다.

결국 개합추작용은 기화의 장인 육경으로 나눠져 리가 되지만, 상호협조와 통일을 이루고 있어서 합이 된다. 또한 삼음삼양이 이합하는 과정 속에서 일어나며, 『음양리합론』 “삼경자(三經者),부득상실야(不得相失也)”라 하며 거듭 강조한다.

양명이 양기를 수납하는 합의 과정은 태음이 음문을 열어 (양기는 수장하고)음정을 석방하는 개기 공용과 상호 협조 통일된다. 일정 시간에 이르러, 궐음의 합기 공능이 작동해 음정은 석방을 멈추고 취합된다. 궐음에서 삼음의 문이 닫히면서 수장된 양기는 개방을 맞는데, 이때 바로 태양이 양문을 열어 궐음과 소통, 상호협조한다. 결론적으로 “육경병변은 실재하는 것으로, 바로 개합추작용의 실조이며 병변이다. 『사고중의(思考中醫)』”

 

▲ 오수혈과의 상관 관계

오수혈도 사계절과 연관시키면 개합추 이론과 관계 있다. 『난경 칠십사난』에 “봄은 정혈을, 여름엔 형혈을, 계하엔 유(兪; 輸와 음의가 같다)혈을, 가을에는 경혈을, 겨울에는 합혈을 찌른다”고 했다.

근부 정혈에서 양기가 생출하는 모습은 방위로 보면 해 뜨는 동쪽, 양기가 막 피어 오르는 봄과 같다. 양기가 내부로 심입하는 합혈은 북방이요, 겨울이다. 춘하는 양기가 석방되어 천표(淺表)로 행하므로 침은 얕게 놓는데, 이는 삼양의 개합추공용실상과 연관된다. 추동은 양기가 수장되므로 기가 리(裏)로 잠장(潛藏)하니 자침은 좀 깊게 놓는다. 이것은 삼음의 개합추 공용실상과 유관하다.

『소문 피부론』의 육경피부 역시 개합추 이론이 토대로, 육경증후의 주요특징을 반영한다. 주의할 것은 여기서 ‘부’는 ‘피부(皮膚)’의 ‘부(膚)’가 아니라, 진영 혹은 영역을 뜻하는 ‘부(部)’다. 

십이경맥에 따른 영역분포 중 피부(皮部)는 인체의 가장 외층에서 외사침입을 막는 보호대이다. 수족경이 결합하여 육경피부가 되고, 독맥은 태양과 합하고 임맥은 소음과 합하여 별도의 피부는 없다.

육경피부이론에는 개합추작용과 음양표리한열허실(8강) 내용을 포함, 육경변증과도 밀접하다. 청대 가운백(柯韵伯)의 저서 『상한론익(傷寒論翼)』은 『피부론』의 내용과 의의에 입각해 육경을 논했다. 중경이 육경부위를 창설한 근원이 『피부론』이라고 할 정도다. 

필자의 스승인 경락학전문가 이정(李鼎) 교수(『중국침구학』의 감수자)는 “육경을 말하면서 피부(皮部)까지 연계하지 않는 것은 구체적이지 않고, 피부를 논하면서 육경과 연계하지 않는 것도 이론의 전식(全息)적 의의를 소홀히 한 것. 『침구학석난(針灸學釋難)』이라고 했다.

김영일 교수(동국대 LA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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