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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pril 20, 2024

김영일 교수의 『상한론』 육경병증의 변증논치와 경락 ⑦ 陽明病

△ 양명병은 백호탕류와 승기탕류를 활용해 치료할 수 있다. 사진©shutterstock_fotohunter

 

秋氣와 상관하는 양명, 양기를 수납하는 공능

제대로 안 되면 양명병 발생

陽明主闔 공능 상실이 원인

백호탕류의 淸熱, 승기탕류의 瀉實 위주로 치료

 

양명(陽明)은 리(裏)에 있고 조금(燥金)으로 추기(秋氣)와 상관한다. 가을에 양기가 수렴되듯 양명 도 양기 수납 공능이 있다. 『내경』은 이를 ‘합(闔)’으로 개괄, 양명을 ‘삼양의 합’이라 했다. ‘합’은 원래 문짝을 뜻하며 양쪽문짝이 마주 합하는 것으로, 문짝이 합해지듯 양기를 거두는 작용을 한다.

 

▲ ‘양명’의 특성

양명의 소속피부(皮部)를 ‘해비(害蜚)’라 한다. 명대 오곤(吳崑)은 “해가 합이고 비(蜚)는 비(飛)”라 했다. ‘해비’는 수렴될 양기가 수렴되지 않고 삼양의 리에 가득해 비양(飛揚)한 것이다.

삼양병 중 열사가 가장 심한 것은 양명병 단계다. 이 때 양열은 마치 몸 전체로 날아 오르는 듯해 오한 없이 열상위주로 나타난다. 신대열(身大熱), 한대출(汗大出), 구대갈(口大渴), 맥홍대(脉洪大), 열을 싫어하는 오열 등이다. 치료는 비양하는 양열을 수렴, 한여름 더위를 식혀 서늘한 가을기운으로 회복시킨다.

“양명은 양기를 석방상태로부터 취합해 수장(收藏)상태로 전입시킨다. 양명의 주합(主合), 주수(主收), 주강(主降) 본성이 파괴되면 양명병이 된다. 양명 특성과 본성을 가장 쉽게 손상, 파괴시키는 것은 바로 화열(火熱)이다. 화의 성질은 타오르는 것이다. 양명이 양기를 정상적으로 수렴 또는 침강이 불가능해서 조열(燥熱)이 발생하고 양열항성이 출현한다.-『사고중의(思考中醫)』”

즉 외감이든 내상이든 양열실증이 있으면 양명의 양기 취합공능이 이미 상실된 것이다.

열사의 항성(亢盛)은 위장진액소모를 초래해 변비, 조시(燥屎) 등 양명부증(陽明腑證)이 발생한다. 양명병편 첫머리에 “양명지위병, 위가실시야(陽明之爲病, 胃家實是也)”는 양명이 병이 되면 위장에 조열결실(燥熱結實)이 나타난다는 뜻이다.

『영추 본수』편에 “소장, 대장이 모두 위에 속한다”고 하니 양명병은 수족양명 모두를 일컬으며 ’위가(胃家)’란 평소 위장이 불편한 사람으로, 양명병에 잘 걸리는 병리적 조건을 지닌 자다.

 

▲ ‘실’의 의미

먼저 ‘실즉사기성(實則邪氣盛)’이니 양명병의 열사가 성한 것이다. 양명의 양기 취합 공능이 실조돼 삼양의 리에서 열이 항성됐다. 다음으로 ‘실’엔 ‘옹색(壅塞)’의 뜻이 있어 장도에 대변이 막혀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문 중에 ‘실’자는 양명경증의 화열과 양명부증의 결실을 함께 내포한다.

청대 가운백은 “양명의 공용은 합과 같아서 양명병은 합이 병된 것을 위주로 한다. 변비, 소변불리, 음식을 먹을 수 없거나 먹어도 배부르기 어려운 것, 처음엔 먹고자 하나 실상 먹을 수 없는 것이 모두 합병이다. 자한, 도한도 체표가 열려서 나오지만 리는 합병이다. 반대로 땀이 없는 무한은 내외가 모두 합병이다-『상한론익(傷寒論翼)』”라 했다.

합병의 여러 임상표현들은 바로 양명주합(陽明主闔) 공능이 실상된 것으로, 『내경』에서 “양이 우세하면 열이 된다”, “양이 우세하면 (열사가 음액을 고갈해) 음병이 된다”에 대한 구체표현이다.

양명경증(經證)은 양성(陽盛)의 결과다. 음액은 반드시 손상을 받기 마련이라 변비 등 양명 부증이 생기므로 치료과정 중 진액을 고호(固護)함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상한론교주』.

그럼에도 『상한론』은 결코 자음(滋陰)으로 치료치 않고 백호탕류의 청열(淸熱)과 승기탕류의 사실(瀉實)을 위주로 한다. 양명병 본질은 양명 합공능이 실상해 열사 성함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백호탕류는 열사항성의 양명경증에 대한 청열제이며, 승기탕류는 조열이 장도(腸道)에 결취된 양명부증에 대한 사열통변(瀉热通便)제다. 장중경은 이를 통해 존음(存陰; 음을 보존)해 음양평형이란 궁극의 목적을 실현코자 했다.

 

▲ 백호탕-마아(磨牙; 이갈이)치료

남, 24세. 5세부터 이갈이. 당시 병원에서 처방한 구충제를 복용 후 치료됐다가 7세때 재발, 재복용했으나 효과가 없어 여러 곳에서 치료 받았으나 17년간 호전되지 않았다. 1987년 진찰 시 환자형체는 마르고 면색은 때가 낀듯 지저분했다. 이갈이는 전보다 심해져 윗니, 아랫니 길이가 정상인보다 5분의 3정도로 짧아졌다. 이가는 소리도 크다.

그 결과 평소 구갈로 물을 많이 마시고 수족심에서 땀이 날 때가 있다. 음식과 대소변은 정상. 설질홍, 태박황, 현활맥. 양명경열 상증(上蒸)으로 진단했다. 수양명대장경은 아래 잇몸으로 들어가고, 족양명위경은 위 잇몸으로 들어가니 양명열사를 내려준다.

백호탕(생석고 15, 지모 10, 생감초 5, 갱미 한줌) 5첩을 복용 후 이 갈이가 상당히 줄고 다시 5첩을 더 복용하자 그쳤다. -『상한명의험안정선』

▷ 필자평어: 저명의학가 육연뢰는 도핵승기탕으로 충치를 치료했다. 이 방은 원래 태양축혈증을 치료하지만, 방중에 조위승기탕이 있어 수태양소장과 수족양명위, 대장의 열을 내리는 효과도 있다. 모두 경락변증을 중시한 사례다.

 

▲ 대승기탕-두통, 안질환 치료

발병 6~7일 여, 장열(壯熱), 무한, 7일 변비, 대맥, 복부창만, 머리전체 극심한 두통, 말이 없고, 안구팽창감, 눈을 깜짝거리지 못하고 사람이 앞을 지나가도 알아보지 못한다. 병증이 매우 위중.

『상한론』 “목중불료료 정불화(目中不了了, 睛不和)”로, 조열상충 소치며 양명병편에 나오는 세 급하증(急下證) 중 하나다. 급히 치료하지 않으면 뇌막파열로 치료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이에 대승기탕(대황12, 지실9, 후박3, 망초9g)을 급히 다려 복용토록 했다. 뜻 밖에 한 첩을 먹고 나았다-『경방실험록』.

▷ 필자평어: 『내경』에 따르면 오장육부정기는 모두 눈으로 상주하며, 동인(瞳仁)은 신에 의해 주관된다. 두통은 열사항성 때문이고 눈병변은 열사로 진음고갈하고 동풍이 발생했다. 양명병편 급하증에는 눈병변 이외에 발열한다(發熱汗多)와 발한불해(發汗不解), 복만통이 있다. 이 증들은 양명내열이 치성해 음진(陰津)을 계속 손상시켜 대승기탕으로 급하존음(急下存陰)한다.

김영일 교수(동국대 LA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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