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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April 23, 2024

이정근 교수의 후세방 ⑤ 감기

△『방약합편』 중통 26보에 따라 감기 및 기침 환자에게 ‘삼소음’을 처방, 완치되었다. 사진©Dollarphotoclub_NOBU

 

삼소음·오적산·불환금정기산·곽향정기산·향소산 등 고려

 

필자의 후세방 처방 선방의 기준은 『빈용 처방 101』의 저자 감천 이종대 선생의 ‘상태의학’에 준한다. 상태이론은 인체 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병리 체계를 이해하는 이론이다.

한약을 선방하는 기준은 무수하게 많다. 어떠한 것을 선택하던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인체를 제대로 이해하고 병리를 올바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상을 하고 있는 독자라면, 단편적인 지식으로 병을 판단하고 한약을 선방하는 경우에는 당연하게 실패 확률이 현저하게 올라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에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필자는 지난 호에 ‘밖운영감’에서 감정으로 인해 발생된 몸의 이상을 치료하였던 치험례를 소개하였다.

이번 호는 ‘밖’ 즉 외부 요인을 이야기하고자 하다. ‘밖’은 모든 한의사들이 알고 있는 외인이다. 외인은 추위, 더위, 열, 습, 풍 등을 말한다. 각각의 외인마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각기 다르며 또한 인체마다 대응하는 형태 또한 다르다.

이렇기 때문에 같은 외인일지라도 나타나는 병리적 현상은 다르기에 외인을 통한 단편적인 처방을 선방하기보다 인체가 나타내는 병리적 현상에 따라 같은 외인 일지라도 처방이 달라져야 한다. 이것이 한의학의 묘미 중에 하나일 것이다.

예를 들면 추위로 인한 감기가 왔을 때에 인체마다 대응하여 나타나는 현상이 다르기에 갖가지 상한방이 처방되어야 한다. 이것은 실로 엄청나게 쉬운 이론이라 간과하기 쉬우나 이것을 간과하면 치료가 되지 않으며 인체를 이해하는 첫 관문을 통과할 수 없게 된다.

다음은 ‘밖’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삼소음(중통 26보)을 이용한 소음인 초기 감기와 기침을 치료한 사례이다.

 

▲ 증상 및 증상

환자는 체격이 늘씬하고 군살이 없는 30대 소음인 남성이었다. 이 환자는 새벽녘에 골프를 치고 와서 콧물과 함께 오한이 발생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더니 기침까지 난다고 했다.

내원하기 2주 전부터 시도 때도 없이 시작된 기침은 이미 양약을 복용해도 차도가 없었다. 또한 민간 요법으로 생강차와 배 죽을 먹었으나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그의 주요 증상은 역시 기침이었다. 처음 감기가 시작된 이후엔 늘 인후가 부어 있는 느낌이 들어 불편한 상태였고, 기침은 아침에 찬 바람 맞으면 더욱 심해졌다.

이번엔 보조 증상을 살펴보자. 이 환자의 추위와 더위는 보통이었고, 수면과 식욕 역시 정상이었다. 가끔 소화불량이 있는데, 과식을 하면 소화불량이 바로 생겼다. 소변은 정상이지만 대변은 항상 연변이었고, 아랫배는 약간 찬 편이었다.

 

▲ 변증

상기 남성 환자는 소화기가 연약하고 피부가 얇은 소음인이었다. 소화기가 연약하고 피부가 얇은 관계로 타 체질에 비해 감기가 쉽게 걸리는 경향성이 있다.

피부가 얇은 경우 피하 지방이 얇게 형성되어 있고 기표가 얇기 때문에 체온 손실이 쉬우며 허냉성 몸살 감기 형태가 발생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소음인은 자신 스스로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타 체질에 비해 노력을 많이 한다.

또한 소화기 연약으로 체열이 낮고 바깥의 찬 공기를 가온 시킬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가 없기에 호흡기에 감기 발생이 높아지고 감기로 인해 조직이 충혈 발적된 상태로 볼 수 있다.

이상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병인은 찬 기온 때문이며, 체열은 중, 체질은 소음인, 체격은 중간, 장부허실은 소화력이 좋지 않다. 체력은 중, 신체상태는 찬 기온에 노출되어 찬 공기를 가온하지 못해 호흡기 조직이 충혈되어 있는 상태였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이 환자는 ‘밖운영감’에서 ‘밖’ 즉 외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 치법 및 처방

이 환자의 경우, 감기 주증세가 기침이었다. 때문에 허약체질의 기침형 감기를 치료하기 위해 일단 보기를 통해 비위를 보하는 치법을 기본으로 하여 지수의 치법을 동시에 사용하기로 하였다.

소화기가 연약한 소음인들을 대상으로 쓸 수 있는 처방으로는 삼소음, 오적산, 불환금정기산, 곽향정기산, 향소산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가운데에서 처방구성상 체열이 중간 정도이며 소화기를 보하며 평소 연약한 소화기로 인해 담이 잔존해 있고 주증상인 기침을 다스릴 수 있는 삼소음이 적방이라 사료되었다.

삼소음은 보기의 인삼, 백출, 감초, 대조와 해표 작용을 하는 자소엽, 갈근, 생강이 있고, 거담·지해의 반하, 길경, 전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 투약 및 경과

찬 공기로 인한 소음인 기침형 감기 치료를 목표로 삼소음 1.5배 8첩을 투약한 뒤에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처방은 『방약합편』 중통 26보에 따라 삼소음 1.5배량 4일분을 했는데, 그 구성은 인삼, 소엽, 전호, 반하, 건갈, 적복령이 각 9g, 진피, 길경, 지각, 감초는 각 4.8g, 생강 6편, 대조 4매 등이었다.

이 환자는 첫 봉지를 먹고 다음날 아침에 기침이 80%가 급감하였다. 양약을 4일 복용하여도 낫지 않던 기침이 급감하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머지 약을 모두 복용한 뒤에는 내원했던 증세가 모두 소실되었다.

이정근 교수(남가주 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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