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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April 25, 2024

주세종 교수의 최신 임상본초와 약리 ⑤ 만성 위염과 한의

△ 위염은 다양한 원인과 치료법이 있다. 이 중 표층성 위염은 급성위염, 소화성 위염과 궤양 등으로 공격인자의 항진이므로 열증으로 진단해 치료한다. 사진ⓒAdobeStock_reineg

 

위염, 공격인자ㆍ방어인자의 균형이 어그러져 발생하는 질환

허증-사군자탕, 이진탕, 실증-황련해독탕, 삼황사심탕, 허실중간-반하사심탕

 

지난 호에서는 위산 역류증과 위산 역류가 없는 인중련의 격삼법을 기술했다. 이번 호에서는 위염에 대해 생각해보자.

위염은 위에 염증이 생겼다는 의미이다. 그것은 위의 공격인자와 방어인자의 균형이 어그러진 증상이 되겠다. 그 균형에 균열이 생긴 만성위염에는 어떤 유형이 있으며 그 유형에는 여하한 접근이 가능한가.

 

▲ 양방적 접근

만성위염은 위궤양이나 위종양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며 표층성 위염과 위축성 위염으로 나뉜다.

표층성 위염은 소화성 궤양과 유사하게 식사 직후 상복통, 심하비, 흉민, 오심 등이 나타난다. 표층성 위염이 점차 진행되면 유문에서 시작하여 위 분비선, 위저 분비선으로 진행되는 위축성 위염이 된다.

때문에 연령이 많아질수록 위축성 위염이 호발된다. 위축성 위염은 명시적 증상은 없으나 자극성 음식에 소화가 잘 안 되거나, 식사 후 복만, 과식으로 심하비 등이 나타나고 대개 식욕부진, 오심구토, 피로, 설사 등이 나타난다.

위저 부분까지 진행되면 악성 빈혈 증상이 나타나며 혀가 위축이 되어 감각 이상이 발생된다.

표층성, 위축성 위염의 접근은 다르다. 표층성 위염의 외부적 요인은 자극성 음식, 약물 부작용, 알코올, 커피, 담배 등이며 심리 요인으로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근저에 있다. 위산 역류증과 같이 제산제, 항펩신제, 진정제 등을 사용한다.

위축성 위염은 유전적, 면역적 요인이 바탕이 된다. 곧 갑상선 기능의 항진과 저하, 만성부신피질 저하, 뇌하수체 기능 저하, 당뇨병 등 대사성 질병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위축성 위염에는 점막보호제, 소화관 운동 조정제, 신경안정제 등이 필요하다.

 

▲ 한의학적 접근

위염에 대한 한의학의 접근법은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허증에는 사군자탕, 이진탕, 실증에는 황련해독탕, 삼황사심탕, 허실중간에는 반하사심탕 등이다.

우선 표층성 위염은 급성위염, 소화성 위염과 궤양 등으로 공격인자의 항진이므로 열증으로 진단하여 공격인자의 억제로 접근하면 무리가 없겠다.

만성위염은 표층성이 진행되어 염증이 가라앉고 만성이 되는 과정이다. 때문에 반흔기에서 증상이 전신에 걸쳐 저하되어 한증으로 전개되면 비위기허증으로 위액이 정체되었다고 보아 육군자탕으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에서 만성위염에 대한 접근 방식은 다소 미묘해지는 경향이 있다. 우선 만성위염에서 식욕이 없는 저산증이면 사군자탕에서 육군자탕을 고려한다. 그 경우는 갑상선 호르몬의 항진과 저하를 생각해봐야 한다.

한증이 진전되어 위액이 정체된 경우에는 분문의 조임이 느슨해져 위산 역류나 오심구토, 심하비가 가능하다. 유문부의 통과 장애가 일어나도 유사 증상이 발현되는데 그 경우는 위내정수가 여하히 제거될 것인가가 고려해야 한다.

 

▲ 한약 치료-약물/방제

우선 한의학에서 고려되는 약물은 백출과 창출, 복령이다.

『상한론』에서 바라본 백출의 작용 원리는 한사로 인해 수분대사 부전으로 인한 정체 수분을 다른 약물이 위장으로 끌고 온 것을 백출과 복령이 배설 시킨다는 것이다. 약리적으로는 근위세뇨관의 소변재흡수를 억제하여 배설하는 것이다.

방제로 본다면 백출에는 복령음류, 복령을 고려한다면 이진탕류부터 시작한다. 위산과다증으로 오심, 구토, 복부팽만감이 있으면 오적산이나 반하사심탕이 고려하고 심하부 통증이 심하면 대시호탕에다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시키는 약물을 첨가하는 것이 좋겠다.

그러한 증상을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보면 허한성 만성위염에는 인삼탕, 소건중탕, 황기건중탕, 향사육군자탕, 부자이중탕을 고려한다.

음허성 만성위염이면 맥문통탕에다 이기약을 첨가하고, 안중환, 일본방제인 일관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어혈형 만성 위염이면 실소산, 단산음 등을 고려하고 심인성 만성위염이라면 시호계지탕, 시호소간산, 향사양위환 등을 투약한다.

이러한 접근은 어느 경우나 다랑을 감별하지 않는다면 유효율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개개 약물을 예로 들면 과거에는 정향, 고삼, 황금, 애엽 등이 만성위염에 유효하다고 보고되었다.

하지만 정향은 위산분비 촉진 작용이 있으므로 정향이 구성되는 방제의 약리도 고려해야 한다. 이를테면 치자시탕에서 치자는 담즙분비 촉진 작용이 있어 공격인자에 해당하지만 치자시탕의 방제 약리는 위염에 유효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 반하사심탕의 방제 약리

급만성위염에 두루 적용 가능한 반하사심탕의 방제 약리는 어떻게 이해할까.

반하사심탕의 약능은 한열이 호결된 경우에 적용하는데 여기서의 한열은 습과 열이 호결된 것이다. 하지만 『상한론』에서는 소시호탕을 오하하여 심열과 위열이 발생된 소양증으로 설명하고 있으므로 그런 이해로는 반하사심탕의 적용이 요원하다.

위에서 서술한 내용을 토대로 이해한다면 열은 염증이 있다는 뜻이다. 당연히 표층성 위염은 실증, 한은 허증을 의미하므로 위축성 위염으로 진행된 상태에 적용한다.

그렇다면 이 방제는 허증과 실증의 중간인 경우에 적합하며 또한 급만성위염에 두루 적용하겠지만 방제 약능이 심하비만, 건구, 구토 등으로 이해하면 목표가 흔들린다.

이 방제의 설맥이 설첨홍 박황니태, 맥현삭이므로 열증에 통증이 심한 증상이며 황련과 황금이 건강보다 많은 용량이므로 표층성 위염에는 좋겠으나 위축성 위염에는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주어진 내용에 함몰되면 새로운 이해와 적용 그리고 응용에는 운니지차를 이룬다.

반하사심탕에 적용된 한의학의 이론은 ‘신개고강감조(辛開苦降甘調)’이다. 약미로 보면 신온약인 반하, 건강으로 ‘연다’ 뜻인데 이는 위의 냉증을 없애 위장 기능을 강화시킨다는 의미다.

때문에 위축성 위염에 적합하며 고한약인 황금과 황련은 위의 염증을 제거하므로 표층성 위염에 적합하다.

감온약인 인삼, 자감초, 대조는 위벽을 보호한다는 의미가 되므로 단순한 듯 심오한 의미는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달렸다. 반하사심탕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동일한 구성에서 그 사용량이 많아지는 생강사심탕, 감초사심탕의 감별은 쉬워질 것이다.

주세종 교수(사우스베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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